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팀장님 괜찮으세요?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팀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막내 사원을 쳐다본다. 무언의 압박을 주지만 정작 막내 사원은 귀에 에어팟을 끼고 있는 터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 2년차 사원이 일어나 프린트된 서류를 가져온다. 그리고 막내에게 다가가 손짓으로 에어팟을 빼라고 한다.


“업무 중에는 에어팟 빼요.”


“저는 노래 들으면서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편입니다.”


“(에어팟 끼지 말라기엔 조금 꼰대 같긴 한데… 그렇다고 끼라고 할 수도 없고…) 한쪽만 빼요.”


한 예능 플랫폼의 MZ오피스 시리즈 에피소드다. 이 외에도 인턴 면접에서 “십분 이해한다”고 말하는 선배에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해한단 말이냐”고 항의하는 지원자, 회식 자리에서 은근히 MZ세대 눈치를 보면서 애쓰는 상사 등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가 많다. 예능프로그램이라 현실을 과장하기도 했고,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직장인의 큰 공감을 얻었다. 빠른 밀레니얼 세대가 팀장이 되고 90년대 후반에 태어난 Z세대가 진입하면서 후배 세대 사이에서도 마찰이 빚어지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풍자했다는 평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팀장의 역할
MZ세대 간 일대일 면담 중요해
좋은 대화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

 

 

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팀장과 팀원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수평적 소통이 더욱 강조되면서 팀장의 역할은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팀장을 맡은 밀레니얼 세대는 선배들보다 더 갈피를 잡기 힘들어한다. 밀레니얼 직장인 대상의 커뮤니티에서는 “팀장 안 하고 싶습니다” “저도 팀장이 처음이라…” “저도 밀레니얼이지만 Z는 너무해요” 등 하소연과 항변이 넘쳐난다.


밀레니얼 팀장들이 힘들어하는 과제 중 하나가 일대일 면담이다. 최근 MZ세대 구성원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서 획일적인 관리에서 벗어나 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일대일 면담을 권하는 조직이 늘고 있다. 일대일 면담은 선배 팀장들도 골치 아파했다. 업무에 치여서 시간 내기도 힘들고, 막상 일대일 면담을 해도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밀레니얼 팀장들은 선배들보다는 유리하다. 세대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조직 분위기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잘 활용한다면 일대일 면담이야말로 팀장을 팀장답게 만들고, 팀원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일대일 면담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요소는 첫째 팀장의 태도, 둘째 좋은 질문, 그리고 팀원의 열린 마음이다. 먼저 팀장의 태도다. 일대일 면담에서 팀장은 다른 일로 바쁘다는 듯 서두르거나 숙제 해치우듯 하는 느낌을 주거나 면담 대상자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일대일 면담을 위해 시간을 확보하고, 면담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둘째, 좋은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면담 대상자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물어봐야 할 질문이 있는가 하면, 고유하게 물어봐야 할 질문도 있다. “요즘 업무에서 어떤 점이 힘들며 내가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어요”가 공통 질문이라면 “지난번 회의에서 보니까 예전보다 업무에 흥미를 덜 느끼는 것처럼 보이는데 혹시 무슨 일이 있나요”는 고유한 질문이다. 좋은 질문 리스트를 만들 때 노력을 많이 할수록 면담의 효과는 올라간다.


회사에서 일대일 면담을 잘하는 선배팀장에게 물어봐도 좋고, 관련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질문리스트를 만들어도 좋다. 그리고 평소 팀원을 관찰하면서 메모했던 것을 바탕으로 고유한 질문을 보충해보자. 팀장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만 해도 팀원은 팀장에 대한 신뢰감을 느낀다. 팀원이 마음껏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질문을 고민해보자.


셋째, 팀원의 열린 마음이다. 팀장과 팀원 사이에 신뢰관계가 있거나, 업무에서 소통이 잘 된다면 일대일 면담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면담에 더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팀장은 경청하려는 태도와 좋은 질문으로 팀원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야 한다. 한 번의 일대일 면담으로 충분치 않다면 여러 차례의 정기적 면담으로 마음을 열고 신뢰를 쌓아가면 된다.


지금 조직에서 어려운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모든 팀장님의 안부를 물으며 새해를 맞는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초보 팀장님들의 불안에 따듯한 지지를 보낸다.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팀장님 괜찮으세요?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팀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막내 사원을 쳐다본다. 무언의 압박을 주지만 정작 막내 사원은 귀에 에어팟을 끼고 있는 터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 2년차 사원이 일어나 프린트된 서류를 가져온다. 그리고 막내에게 다가가 손짓으로 에어팟을 빼라고 한다.


“업무 중에는 에어팟 빼요.”


“저는 노래 들으면서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편입니다.”


“(에어팟 끼지 말라기엔 조금 꼰대 같긴 한데… 그렇다고 끼라고 할 수도 없고…) 한쪽만 빼요.”


한 예능 플랫폼의 MZ오피스 시리즈 에피소드다. 이 외에도 인턴 면접에서 “십분 이해한다”고 말하는 선배에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해한단 말이냐”고 항의하는 지원자, 회식 자리에서 은근히 MZ세대 눈치를 보면서 애쓰는 상사 등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가 많다. 예능프로그램이라 현실을 과장하기도 했고,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직장인의 큰 공감을 얻었다. 빠른 밀레니얼 세대가 팀장이 되고 90년대 후반에 태어난 Z세대가 진입하면서 후배 세대 사이에서도 마찰이 빚어지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풍자했다는 평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팀장의 역할
MZ세대 간 일대일 면담 중요해
좋은 대화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

 

 

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팀장과 팀원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수평적 소통이 더욱 강조되면서 팀장의 역할은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팀장을 맡은 밀레니얼 세대는 선배들보다 더 갈피를 잡기 힘들어한다. 밀레니얼 직장인 대상의 커뮤니티에서는 “팀장 안 하고 싶습니다” “저도 팀장이 처음이라…” “저도 밀레니얼이지만 Z는 너무해요” 등 하소연과 항변이 넘쳐난다.


밀레니얼 팀장들이 힘들어하는 과제 중 하나가 일대일 면담이다. 최근 MZ세대 구성원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서 획일적인 관리에서 벗어나 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일대일 면담을 권하는 조직이 늘고 있다. 일대일 면담은 선배 팀장들도 골치 아파했다. 업무에 치여서 시간 내기도 힘들고, 막상 일대일 면담을 해도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밀레니얼 팀장들은 선배들보다는 유리하다. 세대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조직 분위기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잘 활용한다면 일대일 면담이야말로 팀장을 팀장답게 만들고, 팀원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일대일 면담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요소는 첫째 팀장의 태도, 둘째 좋은 질문, 그리고 팀원의 열린 마음이다. 먼저 팀장의 태도다. 일대일 면담에서 팀장은 다른 일로 바쁘다는 듯 서두르거나 숙제 해치우듯 하는 느낌을 주거나 면담 대상자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일대일 면담을 위해 시간을 확보하고, 면담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둘째, 좋은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면담 대상자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물어봐야 할 질문이 있는가 하면, 고유하게 물어봐야 할 질문도 있다. “요즘 업무에서 어떤 점이 힘들며 내가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어요”가 공통 질문이라면 “지난번 회의에서 보니까 예전보다 업무에 흥미를 덜 느끼는 것처럼 보이는데 혹시 무슨 일이 있나요”는 고유한 질문이다. 좋은 질문 리스트를 만들 때 노력을 많이 할수록 면담의 효과는 올라간다.


회사에서 일대일 면담을 잘하는 선배팀장에게 물어봐도 좋고, 관련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질문리스트를 만들어도 좋다. 그리고 평소 팀원을 관찰하면서 메모했던 것을 바탕으로 고유한 질문을 보충해보자. 팀장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만 해도 팀원은 팀장에 대한 신뢰감을 느낀다. 팀원이 마음껏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질문을 고민해보자.


셋째, 팀원의 열린 마음이다. 팀장과 팀원 사이에 신뢰관계가 있거나, 업무에서 소통이 잘 된다면 일대일 면담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면담에 더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팀장은 경청하려는 태도와 좋은 질문으로 팀원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야 한다. 한 번의 일대일 면담으로 충분치 않다면 여러 차례의 정기적 면담으로 마음을 열고 신뢰를 쌓아가면 된다.


지금 조직에서 어려운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모든 팀장님의 안부를 물으며 새해를 맞는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초보 팀장님들의 불안에 따듯한 지지를 보낸다.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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