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우리 회사 직원은 어디까지?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직원에는 정규직을 포함한 계약직, 아웃소싱사, 그리고 로봇까지 포함해야 한다.” (다이앤 거슨, 전 IBM 최고인사책임자)

 

“나사는 미국 연방직원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계약직이다. 나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150개국, 700여 외주사 소속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나사 직원이다.” (로버트 깁스, 나사 경영지원최고책임자)

 

 

아웃소싱 의존도 해마다 증가
내·외부 직원들 통합 중요해져
협력 잘한 기업일수록 성공적

 


김지윤 기자

 

 

우리 조직의 구성원은 어디까지인가. 조직 구성원을 정규직 여부나 내·외부 소속을 기준으로 나누기에는 역할, 성격, 근무형태가 다양해졌고 경계도 불분명해졌다. 더구나 조직 외부에서 일하는 ‘외부인’이 조직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리더가 늘고 있다.

 

구성원의 범위가 불분명해진 가장 큰 원인은 아웃소싱에 있다. 경비절감 등 경영효율화를 위해 운영·IT 등의 기능을 중심으로 아웃소싱이 본격화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기업들의 아웃소싱 정책은 2000년대에도 가속하고 있으며 팬데믹을 거치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기업 주요 통계분석 보고서를 제공하는 리포트링커는 2023년부터 2027년에 이르기까지 아웃소싱 규모가 매년 6.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아웃소싱의 성격도 변하고 있다.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해 비핵심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데서 나아가 디지털전환 시대에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혁신을 추구하기 위한 핵심 업무로 아웃소싱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아웃소싱업체의 일하는 방식이나 생산성 등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팬데믹과 MZ세대의 진입으로 인한 근무형태의 다양화도 구성원의 범위를 복잡하게 만든다. 원격근무·유연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경험한 MZ세대의 선호가 영향을 미치면서 특히 IT기업을 중심으로 근무시간과 근무지가 자유로워지고 있다. 높은 기술을 가진 전문인력일수록 전통적인 근무형태를 기피하는 경향이 더 뚜렷하다.

 

플랫폼 기업이 급성장하면서 조직 내·외부의 경계는 더욱 불분명해진다. 네이버·카카오 등의 플랫폼에 입점한 ‘자영업자’,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로 주문한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 등은 조직의 구성원이라고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연결은 분명하게 되어 있다.

 

MIT 슬론 비즈니스리뷰와 딜로이트는 이런 변화를 반영하여 지난 3년 동안 인력생태계를 주제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인력생태계란 정규직원과 프리랜서, 장·단기 계약직원, 제3자 전문서비스 외주업체 등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협업해야 할 조직 내·외부의 모든 인력이다. 유니레버·메트라이프 등을 포함한 전 세계 글로벌 기업 관리자 40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분석연구는 인력생태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보여준다.

 

보고서는 직원의 범위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정하고 있는지, 내·외부 직원간 통합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더 많은 외주인력을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대상기업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인력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조율하는 ‘전략적 조율자’는 22%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부분 조율자’(60%)였으며 ‘미조율자’도 18%였다.

 

구성원의 범위를 넓게 정한다는 것은 직접 고용을 확대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조직 외부의 인력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할수록 내·외부 인력 간 조율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연구에 따르면 ‘전략적 조율자’ 그룹에 속한 기업은 내·외부 인력이 수행하는 업무 기능을 관리하고 긴밀하게 조정하려고 노력했다. 내·외부 인력의 차별 없는 고용과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했으며, 외부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조직의 리더가 조직 내·외부 인력의 조율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력생태계를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는 담당임원을 배치하고 있었다.

 

인력생태계 조율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의 혁신, 생산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존 물류를 담당하는 아마존 로지스틱스에는 직접 고용된 운전기사가 없지만 외주협력사가 핵심인력까지 제공하며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준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는 18개월에 걸쳐 ‘아웃소싱인력 관리를 위한 인프라 보강’을 진행했는데 특히 전통적인 근무형태를 기피하는 전문 기술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바로 고객에게 있다. 고객의 시각에서는 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이 조직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중요하지 않다. 우아한 청년들이 배달의 민족 라이더를 위해 안전교육, 교통수칙, 운전법 등을 교육하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율하고 협업해야 할 사람을 ‘우리’에 포함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선명하게 보인다.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우리 회사 직원은 어디까지?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직원에는 정규직을 포함한 계약직, 아웃소싱사, 그리고 로봇까지 포함해야 한다.” (다이앤 거슨, 전 IBM 최고인사책임자)

 

“나사는 미국 연방직원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계약직이다. 나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150개국, 700여 외주사 소속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나사 직원이다.” (로버트 깁스, 나사 경영지원최고책임자)

 

 

아웃소싱 의존도 해마다 증가
내·외부 직원들 통합 중요해져
협력 잘한 기업일수록 성공적

 


김지윤 기자

 

 

우리 조직의 구성원은 어디까지인가. 조직 구성원을 정규직 여부나 내·외부 소속을 기준으로 나누기에는 역할, 성격, 근무형태가 다양해졌고 경계도 불분명해졌다. 더구나 조직 외부에서 일하는 ‘외부인’이 조직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리더가 늘고 있다.

 

구성원의 범위가 불분명해진 가장 큰 원인은 아웃소싱에 있다. 경비절감 등 경영효율화를 위해 운영·IT 등의 기능을 중심으로 아웃소싱이 본격화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기업들의 아웃소싱 정책은 2000년대에도 가속하고 있으며 팬데믹을 거치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기업 주요 통계분석 보고서를 제공하는 리포트링커는 2023년부터 2027년에 이르기까지 아웃소싱 규모가 매년 6.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아웃소싱의 성격도 변하고 있다.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해 비핵심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데서 나아가 디지털전환 시대에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혁신을 추구하기 위한 핵심 업무로 아웃소싱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아웃소싱업체의 일하는 방식이나 생산성 등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팬데믹과 MZ세대의 진입으로 인한 근무형태의 다양화도 구성원의 범위를 복잡하게 만든다. 원격근무·유연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경험한 MZ세대의 선호가 영향을 미치면서 특히 IT기업을 중심으로 근무시간과 근무지가 자유로워지고 있다. 높은 기술을 가진 전문인력일수록 전통적인 근무형태를 기피하는 경향이 더 뚜렷하다.

 

플랫폼 기업이 급성장하면서 조직 내·외부의 경계는 더욱 불분명해진다. 네이버·카카오 등의 플랫폼에 입점한 ‘자영업자’,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로 주문한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 등은 조직의 구성원이라고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연결은 분명하게 되어 있다.

 

MIT 슬론 비즈니스리뷰와 딜로이트는 이런 변화를 반영하여 지난 3년 동안 인력생태계를 주제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인력생태계란 정규직원과 프리랜서, 장·단기 계약직원, 제3자 전문서비스 외주업체 등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협업해야 할 조직 내·외부의 모든 인력이다. 유니레버·메트라이프 등을 포함한 전 세계 글로벌 기업 관리자 40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분석연구는 인력생태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보여준다.

 

보고서는 직원의 범위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정하고 있는지, 내·외부 직원간 통합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더 많은 외주인력을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대상기업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인력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조율하는 ‘전략적 조율자’는 22%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부분 조율자’(60%)였으며 ‘미조율자’도 18%였다.

 

구성원의 범위를 넓게 정한다는 것은 직접 고용을 확대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조직 외부의 인력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할수록 내·외부 인력 간 조율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연구에 따르면 ‘전략적 조율자’ 그룹에 속한 기업은 내·외부 인력이 수행하는 업무 기능을 관리하고 긴밀하게 조정하려고 노력했다. 내·외부 인력의 차별 없는 고용과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했으며, 외부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조직의 리더가 조직 내·외부 인력의 조율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력생태계를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는 담당임원을 배치하고 있었다.

 

인력생태계 조율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의 혁신, 생산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존 물류를 담당하는 아마존 로지스틱스에는 직접 고용된 운전기사가 없지만 외주협력사가 핵심인력까지 제공하며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준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는 18개월에 걸쳐 ‘아웃소싱인력 관리를 위한 인프라 보강’을 진행했는데 특히 전통적인 근무형태를 기피하는 전문 기술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바로 고객에게 있다. 고객의 시각에서는 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이 조직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중요하지 않다. 우아한 청년들이 배달의 민족 라이더를 위해 안전교육, 교통수칙, 운전법 등을 교육하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율하고 협업해야 할 사람을 ‘우리’에 포함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선명하게 보인다.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