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국민! 파워!] 피파 에이전트 수석 합격! 심병하(스포츠경영 03) 동문

  • 10.06.25 / 이상협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은 아니다.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니까. 내가 누구냐고? 나는 스포츠 에이전트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7) 중에서

 스포츠 에이전트는 운동선수의 대리인, 즉 계약상에서 공식적으로 선수를 대리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FIFA(국제축구연맹)가 공식 인정하고 각국 선수와 클럽을 대리하여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공인된 자격자를 피파 에이전트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축구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연봉 협상, 이적, 자기 계약권을 대행하기 위해서 고용한 대리인이 바로 피파 에이전트다.

 스포츠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그 뒤에는 미국의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7)라는 영화의 성공이 있었다. 에이전트와 선수간의 뜨거운 우정을 다룬 이 영화는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스포츠 비즈니스의 일선에서 일하며, 운동선수와 인간적 교류를 나누는 이 직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우리학교에서 체육을 전공한 심병하(스포츠경영 03) 역시 그러한 매력에 푹 빠져 군 제대 후 2년간을 피파 에이전트 시험에 매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응시한 제 10회 국제축구연맹 선수 에이전트 시험에서 당당히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한길만을 보고 달려온 고집과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기자는 월드컵을 앞둔 6월의 어느 날 그를 만났다. 이제 막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원래부터 원해왔던 에이전시에 들어가게 됐고, 지금은 여러 부수적인 일들을 도우며 실무 감각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기자는 그에게 그간 궁금했던 시험 준비 과정과 그의 비전에 대해서 물었다.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에서는 이 일을 향한 집념과 확고함이 느껴졌다.

어떤 계기로 피파 에이전트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도 어떻게 이 길에 제가 뛰어들게 되었는지 정확히 뭐라고 말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체육 전공자이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됐고 또 시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무래도 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언론기사를 통해서 접했고 라이센스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서 시험을 준비하게 됐어요. 그때가 아마 군 제대하고 2006년쯤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졸업하는 2010년에 맞춰서 시험을 보겠다고 계획했고 한 2년 전부터 준비를 하게 됐어요.

꽤 오랜 시간을 준비하신 걸 보면 에이전트가 되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죠. 이제 공부시작하면서부터는 무조건 에이전트 이외에 다른 건 생각 안했죠. 그렇게 준비를 하는 과정 속에서 박지성, 이청용 같은 유명 축구선수의 이적을 통해서 사람들이 에이전트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죠. 또 축구 에이전트가 등장하는 ‘맨땅에 헤딩(MBC, 2009)’같은 드라마도 있었고요. 그때는 제가 결심을 하고 한참 공부할 때였죠. 그런데 공부를 하기는 참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정보가 없다보니까 생기는 문제죠. 그래서 제가 직접 찾고 아는 지인한테 연락도 해보고 찾아다니다가 지금 있는 에이전시를 만났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도움 받았죠.

시험 준비과정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듣고 싶어요.
처음에는 정말 시험을 영어로 봐야한다는 것만 알았어요. 그래서 정말 영어공부만 죽어라 했죠. 지금 생각해봐도 영어공부는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보통 체육 전공 학생들이 영어를 잘 못하잖아요.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영어가 어느 정도 돼서 보니까 또 막막하더라고요. 이 시험이 왜 어렵냐 하면 (시험)정보가 거의 없어요. 나와 있는 책도 없고 제대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잘 아는 사람도 없고요.

굉장히 막막했겠어요.
네,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니까 열정이 없다면 중간에 지쳐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이 생기죠. 결론적으로 정보를 찾고 공부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게 반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또 얼마나 제대로 된 자료를 갖고 공부하느냐도 중요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찾다가 잘 안돼서 마지막엔 피파 홈페이지 가서 법 조항을 전부 다운로드해서 공부했어요. 글씨도 깨알 같고 분량도 적지 않다보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떤 게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 건지도 모르고 봤죠. 그런데 하다보니까 나중에는 좀 보이더라고요.

영어 같은 경우는 어떻게 공부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처음에 조금 막막해서 가장 흔한 토익 책으로 공부를 했어요. 에이전트 일은 특히 회화나 전화통화, 메일, 작문 같은 것들이 중요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 하루에 10시간 공부를 한다고 하면 에이전트 공부를 한 5시간, 영어공부를 5시간 정도를 했어요.

실제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좀 궁금해요.
총 문제가 20문제인데 피파에서 내는 문제가 15문제이고, 대한축구협회에서 내는 문제가 5문제에요. 15문제는 전 세계가 동일해요. 5문제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자유롭게 내죠. 한국축구 규정이 따로 있으니까요. 계약 관련된 거라 민법까지 합쳐서 5문제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범위가 너무 넓어서 굉장히 이 부분이 어려워요. 시험 합격 커트는 14점이고요. 문제 같은 경우는 주로 축구선수 계약과 관련된 사례를 주고 "A라는 선수가 B클럽으로 이적하려고 한다. 이 이적이 가능한가?"와 같은 형식이에요. 주어지는 보기는 삼지선다형이고 예를 들면 "이적이 가능하나 이러이러한 조건하에 가능하다." 혹은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적이 불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나오죠. 그리고 또 중요한게 다음 문항부터 "1번 문제에서 이적이 가능하다고 하다면……."과 같은 조건이 계속 달려 있어서 한 문제를 놓치면 계속 놓치게 되는 구조에요.

제일 힘들었던 점은 뭐였나요?
대한축구협회에서 내는 5문제가 굉장히 어렵고 범위도 넓어서 힘들었죠. 사실 저 같은 경우는 거의 이 5문제를 포기하고 피파에서 내는 15문제를 다 맞자는 각오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운 좋게 17점을 맞았죠.

시험 보시고 나서는 어땠나요. 합격을 어느 정도 예상하셨나요?
문제를 잘 풀긴 풀었어요. 지문도 다 제대로 읽고 검토까지 했으니까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죠. 그런데 또 법이라는 게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내 생각에 이게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그쪽에서 생각하는 답과는 다를 수 있으니까 그 부분은 좀 걱정이 됐죠.

이야기를 좀 바꿔보죠. 이제 피파 에이전트 라이센스를 획득하시고 앞으로 활동도 하시게 될 텐데요. 훌륭한 스포츠 에이전트의 정의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에이전트는 선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선수의 일을 우선시 하는 에이전트라고 생각해요. 사실 선수들이 에이전트를 잘 못 믿는 경향이 있어요. 서로 믿음이 가야 일을 잘 할 수 있죠. 아무래도 이 일이 돈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어 있다 보니 그런 신뢰를 서로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혹시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스포츠 에이전트가 있나요?
에이전트는 아니지만 제가 지금 있는 조안스포츠의 이태영 사장님을 제일 좋아해요. 마인드도 훌륭하시고 능력도 뛰어나세요. 기업에서 일하시던 분인데 새로 스포츠 에이전시를 만드신 분이시죠. 바로 밑에 있는 에이전트가 정태민 팀장님인데 이분은 현재 활동하시는 에이전트고 지금 제일 따르는 형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이 조안에이전시의 깨끗하게 거래를 하자는 마인드가 제일 좋았어요. 유명한 사람 중에는 김동완 에이전트(피파 에이전트,  현 SBS 축구해설가)가 되게 즐겁게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 보여요.

어린 선수 중에 눈여겨봤다거나 유명하지 않은 선수 중 한번 일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제가 아직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지 못해서 그런 어린선수들까지는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다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선수 중 대전의 고창현 선수 볼 때마다 참 잘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인지도는 타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실력은 누구 못지않죠. 유명하지 않은 선수들 중에서는 제일 기억나는 선수네요.

학교에서는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하셨습니다. 에이전트로 활동할 때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사실 스포츠 에이전트가 에이전트 관련된 일만 하는 건 아니에요. 계약자체가 1년에 1~2건 정도니까 그 외 기간에는 스포츠 마케팅 관련된 일을 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제안서도 써야하고 스폰서도 따내야 하니까 대학 때 배웠던 스포츠 경영 관련 지식이 도움이 되죠. 스포츠 에이전트를 하기 전에 전반적인 스포츠 산업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아이디어가 번쩍번쩍 해야 되는데 그것도 다 기본적인 지식이 뒷받침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며 도움을 받았던 거라고 할 수 있겠죠.

본인이 생각하는 피파 에이전트의 전망은 어떤가요?
솔직히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정해진 보수가 있는 일이 아니고 철저히 본인 능력에 달려 있으니까요. 일단은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을 것 같아요.

앞으로 피파 에이전트로서 각오와 계획을 들려주세요.
무엇보다 저는 열정은 남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는 실력을 갖추는 일만 남았죠. 빨리 능력을 키워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기사를 보고 있을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대학교 졸업하고 보니 (대학생활이)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모든 국민대 학생들 모두 졸업 잘하시고 각자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좋겠습니다. 다 잘 돼서 만나는 자리도 많이 생기고 도움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모두 다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바라본 그의 눈은 여전히 집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스포츠 비즈니스 세계의 냉정한 현실을 이겨낼 확고한 믿음이 있어보였다. 그리고 그가 가고자 하는 길과 마음가짐이 바르고 올곧아 더욱 믿음직해보였다. 언젠가 대한민국 최고 축구스타, 그리고 그 뒤에 피파 에이전트 심병하가 있기를 소망해본다.

 

[국민! 파워!] 피파 에이전트 수석 합격! 심병하(스포츠경영 03) 동문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은 아니다.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니까. 내가 누구냐고? 나는 스포츠 에이전트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7) 중에서

 스포츠 에이전트는 운동선수의 대리인, 즉 계약상에서 공식적으로 선수를 대리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FIFA(국제축구연맹)가 공식 인정하고 각국 선수와 클럽을 대리하여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공인된 자격자를 피파 에이전트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축구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연봉 협상, 이적, 자기 계약권을 대행하기 위해서 고용한 대리인이 바로 피파 에이전트다.

 스포츠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그 뒤에는 미국의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7)라는 영화의 성공이 있었다. 에이전트와 선수간의 뜨거운 우정을 다룬 이 영화는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스포츠 비즈니스의 일선에서 일하며, 운동선수와 인간적 교류를 나누는 이 직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우리학교에서 체육을 전공한 심병하(스포츠경영 03) 역시 그러한 매력에 푹 빠져 군 제대 후 2년간을 피파 에이전트 시험에 매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응시한 제 10회 국제축구연맹 선수 에이전트 시험에서 당당히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한길만을 보고 달려온 고집과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기자는 월드컵을 앞둔 6월의 어느 날 그를 만났다. 이제 막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원래부터 원해왔던 에이전시에 들어가게 됐고, 지금은 여러 부수적인 일들을 도우며 실무 감각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기자는 그에게 그간 궁금했던 시험 준비 과정과 그의 비전에 대해서 물었다.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에서는 이 일을 향한 집념과 확고함이 느껴졌다.

어떤 계기로 피파 에이전트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도 어떻게 이 길에 제가 뛰어들게 되었는지 정확히 뭐라고 말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체육 전공자이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됐고 또 시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무래도 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언론기사를 통해서 접했고 라이센스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서 시험을 준비하게 됐어요. 그때가 아마 군 제대하고 2006년쯤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졸업하는 2010년에 맞춰서 시험을 보겠다고 계획했고 한 2년 전부터 준비를 하게 됐어요.

꽤 오랜 시간을 준비하신 걸 보면 에이전트가 되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죠. 이제 공부시작하면서부터는 무조건 에이전트 이외에 다른 건 생각 안했죠. 그렇게 준비를 하는 과정 속에서 박지성, 이청용 같은 유명 축구선수의 이적을 통해서 사람들이 에이전트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죠. 또 축구 에이전트가 등장하는 ‘맨땅에 헤딩(MBC, 2009)’같은 드라마도 있었고요. 그때는 제가 결심을 하고 한참 공부할 때였죠. 그런데 공부를 하기는 참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정보가 없다보니까 생기는 문제죠. 그래서 제가 직접 찾고 아는 지인한테 연락도 해보고 찾아다니다가 지금 있는 에이전시를 만났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도움 받았죠.

시험 준비과정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듣고 싶어요.
처음에는 정말 시험을 영어로 봐야한다는 것만 알았어요. 그래서 정말 영어공부만 죽어라 했죠. 지금 생각해봐도 영어공부는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보통 체육 전공 학생들이 영어를 잘 못하잖아요.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영어가 어느 정도 돼서 보니까 또 막막하더라고요. 이 시험이 왜 어렵냐 하면 (시험)정보가 거의 없어요. 나와 있는 책도 없고 제대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잘 아는 사람도 없고요.

굉장히 막막했겠어요.
네,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니까 열정이 없다면 중간에 지쳐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이 생기죠. 결론적으로 정보를 찾고 공부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게 반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또 얼마나 제대로 된 자료를 갖고 공부하느냐도 중요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찾다가 잘 안돼서 마지막엔 피파 홈페이지 가서 법 조항을 전부 다운로드해서 공부했어요. 글씨도 깨알 같고 분량도 적지 않다보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떤 게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 건지도 모르고 봤죠. 그런데 하다보니까 나중에는 좀 보이더라고요.

영어 같은 경우는 어떻게 공부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처음에 조금 막막해서 가장 흔한 토익 책으로 공부를 했어요. 에이전트 일은 특히 회화나 전화통화, 메일, 작문 같은 것들이 중요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 하루에 10시간 공부를 한다고 하면 에이전트 공부를 한 5시간, 영어공부를 5시간 정도를 했어요.

실제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좀 궁금해요.
총 문제가 20문제인데 피파에서 내는 문제가 15문제이고, 대한축구협회에서 내는 문제가 5문제에요. 15문제는 전 세계가 동일해요. 5문제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자유롭게 내죠. 한국축구 규정이 따로 있으니까요. 계약 관련된 거라 민법까지 합쳐서 5문제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범위가 너무 넓어서 굉장히 이 부분이 어려워요. 시험 합격 커트는 14점이고요. 문제 같은 경우는 주로 축구선수 계약과 관련된 사례를 주고 "A라는 선수가 B클럽으로 이적하려고 한다. 이 이적이 가능한가?"와 같은 형식이에요. 주어지는 보기는 삼지선다형이고 예를 들면 "이적이 가능하나 이러이러한 조건하에 가능하다." 혹은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적이 불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나오죠. 그리고 또 중요한게 다음 문항부터 "1번 문제에서 이적이 가능하다고 하다면……."과 같은 조건이 계속 달려 있어서 한 문제를 놓치면 계속 놓치게 되는 구조에요.

제일 힘들었던 점은 뭐였나요?
대한축구협회에서 내는 5문제가 굉장히 어렵고 범위도 넓어서 힘들었죠. 사실 저 같은 경우는 거의 이 5문제를 포기하고 피파에서 내는 15문제를 다 맞자는 각오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운 좋게 17점을 맞았죠.

시험 보시고 나서는 어땠나요. 합격을 어느 정도 예상하셨나요?
문제를 잘 풀긴 풀었어요. 지문도 다 제대로 읽고 검토까지 했으니까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죠. 그런데 또 법이라는 게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내 생각에 이게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그쪽에서 생각하는 답과는 다를 수 있으니까 그 부분은 좀 걱정이 됐죠.

이야기를 좀 바꿔보죠. 이제 피파 에이전트 라이센스를 획득하시고 앞으로 활동도 하시게 될 텐데요. 훌륭한 스포츠 에이전트의 정의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에이전트는 선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선수의 일을 우선시 하는 에이전트라고 생각해요. 사실 선수들이 에이전트를 잘 못 믿는 경향이 있어요. 서로 믿음이 가야 일을 잘 할 수 있죠. 아무래도 이 일이 돈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어 있다 보니 그런 신뢰를 서로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혹시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스포츠 에이전트가 있나요?
에이전트는 아니지만 제가 지금 있는 조안스포츠의 이태영 사장님을 제일 좋아해요. 마인드도 훌륭하시고 능력도 뛰어나세요. 기업에서 일하시던 분인데 새로 스포츠 에이전시를 만드신 분이시죠. 바로 밑에 있는 에이전트가 정태민 팀장님인데 이분은 현재 활동하시는 에이전트고 지금 제일 따르는 형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이 조안에이전시의 깨끗하게 거래를 하자는 마인드가 제일 좋았어요. 유명한 사람 중에는 김동완 에이전트(피파 에이전트,  현 SBS 축구해설가)가 되게 즐겁게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 보여요.

어린 선수 중에 눈여겨봤다거나 유명하지 않은 선수 중 한번 일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제가 아직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지 못해서 그런 어린선수들까지는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다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선수 중 대전의 고창현 선수 볼 때마다 참 잘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인지도는 타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실력은 누구 못지않죠. 유명하지 않은 선수들 중에서는 제일 기억나는 선수네요.

학교에서는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하셨습니다. 에이전트로 활동할 때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사실 스포츠 에이전트가 에이전트 관련된 일만 하는 건 아니에요. 계약자체가 1년에 1~2건 정도니까 그 외 기간에는 스포츠 마케팅 관련된 일을 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제안서도 써야하고 스폰서도 따내야 하니까 대학 때 배웠던 스포츠 경영 관련 지식이 도움이 되죠. 스포츠 에이전트를 하기 전에 전반적인 스포츠 산업에 대한 지식을 아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아이디어가 번쩍번쩍 해야 되는데 그것도 다 기본적인 지식이 뒷받침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며 도움을 받았던 거라고 할 수 있겠죠.

본인이 생각하는 피파 에이전트의 전망은 어떤가요?
솔직히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정해진 보수가 있는 일이 아니고 철저히 본인 능력에 달려 있으니까요. 일단은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을 것 같아요.

앞으로 피파 에이전트로서 각오와 계획을 들려주세요.
무엇보다 저는 열정은 남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는 실력을 갖추는 일만 남았죠. 빨리 능력을 키워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기사를 보고 있을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대학교 졸업하고 보니 (대학생활이)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모든 국민대 학생들 모두 졸업 잘하시고 각자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좋겠습니다. 다 잘 돼서 만나는 자리도 많이 생기고 도움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모두 다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바라본 그의 눈은 여전히 집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스포츠 비즈니스 세계의 냉정한 현실을 이겨낼 확고한 믿음이 있어보였다. 그리고 그가 가고자 하는 길과 마음가짐이 바르고 올곧아 더욱 믿음직해보였다. 언젠가 대한민국 최고 축구스타, 그리고 그 뒤에 피파 에이전트 심병하가 있기를 소망해본다.